[Act.01] “퇴근한 지혜양(Miss Wisdom)”


고단한 하루를 현관 너머에 던져두고 비로소 안락한 집에 도착한다. 그녀의 고단한 마음을 제일 먼저 어루만져 주는 이는 바로 지혜 양의 반려묘, 위즈덤! 털 뭉치 가지고 노는 것도 이제 막 지겨웠는데 그도 주인이 오니 신났나 보다. 현관 등이 환해지면서 아침에 선택받지 못한 널브러진 신발들과 옷이 아무렇게 걸려있는 빨래 바구니, 문 옆 꽉 찬 쓰레기통이 보인다. 지혜 양은 생각한다, ‘위즈덤 좀 만 더 놀아주다가 오늘은 청소하고 꼭 쓰레기 버려야지!’

[Act.02] “멍-때리는 지혜양”

마음을 먹었으니, 청소는 하는데… 왜 이리 귀찮은 거지..?! 지혜 양은 청소 도중에 소파에 걸 터 앉아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멍을 때리기 시작한다. “그래 이번 주 힘들었으니, 집에서만큼은, 오늘만이라도 좀 그냥 쉬어도 되겠지 위즈덤?” 지혜 양이 넌지시 물어보니, 위즈덤이 옆에서 야옹! 한다. 왠지 ‘어이구!’하고 꾸짖는 것만 같아 그녀는 크큭 웃는다. 그래도 나름 정돈이 되고, 안락한 금요일 밤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그녀의 공간. 좋아하는 음악과 술 한 잔, 간단한 스낵, 필요한 건 다 있다. 소파 아래에서 위즈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혜 양의 금요일 밤은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Act.03] “지혜로운 주말”

 우중충했던 어제의 출근길과는 달리, 지혜 양의 토요일 오후 산책길은 그녀를 축복하듯 화사하다. 피크닉을 나온 가족, 러너, 요가 클럽 회원들… 초가을의 쾌적함 아래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일상을 가꾸는 방법을 펼치러 이 와이즈파크에 나왔나 보다. 햇살은 따듯하고 바람은 쾌적한 이 완벽한 분위기! 지혜 양도 그녀만의 지혜로움으로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다. 파리의 뛸르리 정원 분수대와 쏙 닮은 분수가 있는 광장을 지나며 그녀는 생각한다, ‘내일 아침에 먹을 바게트 들어가는 길에 꼭 사야지…’.

[Act.04] “가벼운 발걸음”

 아까부터 들르려 했던 빵집에서 마지막 남은 바게트를 사는 데에 성공한 지혜 양, 러키! 가을이라 그런지 해가 짧아지고 금세 바람이 차가워졌다. ‘뭐, 춥긴 해도 낙엽이 슬슬 떨어지니 이제서야 가을 느낌이 좀 나네.’라고 지혜 양은 생각하며 집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읽고 싶었던 책도 사고 내일 먹을 바게트도 한 아름 품고 가다 보니, 속에서부터 알찬 느낌. 그녀가 좋아하고 행복한 것들에 오롯이 집중하니 지혜 양은 비로소 ‘지혜로움’을 느낀다. 내일은 뭐 하지?

[Act.05] “나와야 비로소 보인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지혜 양은 오늘 무엇을 할지 정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주말이 이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쉬운 마음에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비록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하나 챙겼을 뿐인데, 그걸 들고 나오니 모든 장면들에서 미적 요소를 찾으려고 두 눈이 초롱초롱 해짐을 그녀는 느낀다. 평일에는 바빠 지나치며 언젠간 와야지 와야지 했던 미술관 앞에서 그녀는 발걸음을 세운다. ‘그래, 오늘에야말로 느긋하게 전시를 즐겨야겠다.’라며 지혜 양은 와이즈 뮤지엄에 입장한다.

[Act.06] “분재(Bonsai)”

 미술관을 분주히 관람하다 보니, 발이 금세 아파진다. ‘왜 내가 이렇게 서둘러 보고 있는 거지?’. 지혜 양은 월요일이 가까워지니 마음도 급해지는 본인의 모습에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낀다. 그래, 지혜로운 자는 사색을 즐긴다고 하지 않던가..! 마침 그녀가 멈춘 관람실에는 이재승 화백이 그린 분재 컬렉션이 전시되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를 겸 작품 앞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지혜 양은 사색에 빠진다. ‘자연에서 거침없이 자라나는 소나무들에 반한 인간이 그들만의 취향으로 작은 화분에 옮겨 가꾸는 분재처럼,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과 세상 안에서 본인들을 가꾸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작품 속 분재를 보며 지혜 양은 역설적으로 자연을 갈망하게 된다. 자비 없는 자연에 놓였을 때의 우린 안전한 경계를 꿈꾸고 있지 않나 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생각한다.

"지혜로운 주말"

 STARRING 조지혜 (@2024kg )
 SHOT BY 강형록 (@kanghyungrok )
 WRITTEN BY 이재승 (@togethertogathertogrea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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